열려있는 교회

길              (김영하 목사)

     인도 선교사로 평생을 사역했던 스탠리 존스(Stanley Jones) 목사님이 처녀림이 울창한 오지의 밀림에서 사역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마을로 돌아가는 길을 알 수 없었습니다. 타는 갈증과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한 곳에 주저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소리 나는 곳을 가 보니 어떤 원주민이 톱으로 나무를 베고 있었습니다. 너무 기뻐서 그 원주민에게, “나는 지금 길을 잃었습니다. 마을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나무를 베던 원주민은 길을 가르쳐 달라는 선교사의 요청에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톱질을 계속하면서, “기다리시오.”라는 말만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나무를 벴습니다. 조급한 선교님이 안절부절 못하며 나무 베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무려 8시간이나 흘러갔습니다. 

     해가 완전히 넘어 간 것을 본 그 원주민은 나무 베는 일을 정리한 후, 기다리고 있던 선교사님에게 “따라오시오”라는 말만 하고 성큼성큼 앞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위는 온통 어두움이라 길이라고 여겨질만한 어떤 곳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교사는 그 원주민을 놓칠세라 힘을 다해 따라 붙었습니다. 그런데 가도 가도 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딘지 모를 숲 길을 한 참 따르던 스탠리 선교사님이 원주민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자 그 원주민이 말했습니다: “이곳에는 길이 없습니다. 내가 발을 딛는 곳이 길입니다.” 그리고는 계속 앞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한 참이 지난 후, 선교사님은 그 원주민을 따라 마을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한 스탠리 선교사님은, 그제야, 그 원주민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 원주민이, 있지도 않은 길을, 아무렇게 가르쳐 주었더라면, 스탠리 선교사님은 밀림에서 헤매다가 결국 사나운 짐승들에게 목숨을 잃었을 것이고, 설령, 길이 있어서 가르쳐 주었더라도, 선교사님은 중간에 길을 놓쳐 더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원주민은, 오직, 자신의 경험과 방향 감각만이, 그 밀림 지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만 따라 오라고 했던 것입니다. (「남산편지」, 정충영)

    이 땅에 우리와 똑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오셨던 예수님은, 아주 당당하고, 분명한, 어조로 이렇게 선언하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예수님 당시나, 오늘이나, 수 많은 사람들이 “진리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 채 헤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중심인 밀림 속을 온 인류가 헤매고 있습니다. “진리의 길”을 제시하며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안내할 테니, “따라 오라”는 주님의 말씀은, 외면한 채,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이렇게 세상이 악하냐?”며 오히려, 영적, 정신적 오류의 함정의 밀림 속으로 자신을 몰아 넣으며 헤매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진리의 길”을 따르고 있는 것이 맞습니까?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진리의 길임을 분명히 믿고,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이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