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분지족(安分知足)
- 작성자 : 웹섬김
- 24-03-10 12:51
안분지족(安分知足) 김영하 목사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부르즈 칼리파입니다. 828m이고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도시인 두바이에 있습니다. 상업, 거주, 오락시설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 용도의 빌딩입니 다. 2004년 1월에 착공되어, 2010년 1월에 개장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빌딩이 완공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최고(最高) 빌딩” 기록을 깨기 위한 또 다른 건축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였습니다. 홍해 연안 도시 제다에 1,600m 의 “킹덤 타워”(제다 타워)를 건축하기 위해, 시공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2020년이 완공 목표였으나, 현재 70층을 완공한 상태이며, 원래 높이까 지 건축할 경우, 하중을 견디기 힘들 것으로 파단되어 1,008m(168층)로 수정하여 건축 중 에 있습니다.
세계 초고층 마천루(摩天樓)의 건설과 관련하여, 경제학자 앤드루 로렌스는 흥미로운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세계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설 때마다 전세계의 경제가 휘청거린다.” 예를 들어, 1930년 크라이슬러 본사인 당시 세계 최고층(77층)이었던 크라이슬러 빌딩이 뉴욕 맨하탄에 들어설 때, 미국은 경제공항으로 몸살을 앓았고, 뒤이어 개장한 당시 최고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102층) 역시 경제 대 공항에 허덕이고 있을 때 문을 열었습니다. 911 사태로 흔적이 사라졌지만 1973년 110층의 세계무역센터가 완공될 때도 미국은 사상 유례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과 경기불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고통 받았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윌리스 타워로 이름이 바뀐 시카고의 시어즈 타워가 개장하던 1974년 역시 미국은 동일한 현상으로 힘들어 했습니다. 1997년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에 페트로나스 타워가 개장할 때도 동아시아는 금융위기 속에 있었고, 위에서 언급한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 파 역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힘겹게 완공의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경제학자 앤드루 로렌스가 세계 초고층 마천루들의 출현이 경제위기를 수반한다는 견해를 밝힌 데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대규모 공사와 관련한 투자액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시공주와 시공사들은 건축에 필요한 자금이 충당 되도록 경제에 “거품”이 끼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초고층 건물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다른 자산에 비해 빠른 속도로 상승하게 되고, 과잉투자, 통화팽창, 투기적 거래가 널리 나타나게 되는데, 대부분의 건물들은 그런 거품이 꺼지고 난 후인 불황기에 완공되므로, 초고층 빌딩이 개장될 때마다 경제불황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앤드루 로렌스는, 비록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초고층 건물의 개장과 관련하여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세계 각국에서 초고층 건물 공사가 시작됐다는 것은 곧이어 나타날 불황의 전조라고 봐도 좋다”(경향신문, 2010년1월5일자).
경제학자의 이런 관측이 100% 맞다라고 속단하기는 이를 수 있지만, 세계 초고층 빌딩 들에 대한 건축 붐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바벨탑 사건”입니다. 세계 최고(最高)의 건축물이라는 명성 뒤에 숨겨진 인간의 교만과 초고층 빌딩을 통해 하나님이 계신 자리까지 올라 가려는 인간의 부패한 본성이 담긴 건축물 사건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은 “정도가 지나치면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뜻입니다. 안분 지족(安分知足)은 “제 분수를 알고 현재의 자리에 만족할 줄 알라”는 뜻입니다. 2024년의 초 반을 훨씬 넘어선 지금, 이 두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유난히 생각이 나는 것은, 눈 깜짝할 사 이에 지나갈 남은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성찰의 마음 때문입니다.
분수를 알되 하나님 앞에서의 스스로의 위치를 아는 삶,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자 리를 넘보지 않는 피조물의 위치에서, 하나님을 더 철저히 의지하는 삶, 이것이 남은 2024년 한 해 동안, 아니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바른 자세요 지혜일 것입니 다.
당신에게 “안분지족”의 마음이 있는가요? 아니면 “과유불급”의 모습이 있지는 않은가 요?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 버려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하는 자들의 다툼이 일어나느니라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딤전6:5-6).
남은 평생에 안분지족(安分知足)의 모습이 가득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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