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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기억력 (김영하 목사) 

     예전에 사역하던 교회에서 3부예배 축도를 마치고 본당 앞에서 나가시는 성도님들께 일일이 인사를 하고 있는데, 여자 집사님 한 분이 저와 악수를 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 삼삼은 구, 삼사는 십이입니다.” 3×3=9, 3×4=12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왜, 그 집사님이 그렇게 구구단을 외우고 나가셨는지 이유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집에 와서, 그 날 했던 제 설교 동영상을 웹싸이트를 통해 본 후에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제가 설교 말미에 인용한 예화에서 어떤 분의 성경필사 횟수를 말하는데, 한글, 일어, 영어3개국어로 각각 4번씩 모두 12번을 필사한 사실을 말한다는게, 3개국어로 각각 3번씩, 도합 12번을 필사했다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3×3=12”로 말한 것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성도님들도 저에게 직접 말씀은 안하셨지만, 저의 실수를 생각하셨을 겁니다.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입니다. 그가 유명했던 이유는 전설적인 기억력 때문입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긴 악보도 한 두 번만 보면 다 외워 버렸다고 합니다. 처음 대하는 악보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가 악보를 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의 지독한 근시안 때문이었습니다. 눈이 나빠서 지휘를 할 때 악보대 위의 악보를 볼 수 없으니까, 의도적으로, 악보를 외웠고, 그것이 훈련이 되어, 어느 순간에는 악보 외우는데 천재적인 기억력을 소유한 것처럼 된 것입니다. 

     동물들의 행동 심리를 연구하는 동물학자들이 매우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는데, 쥐의 기억력은 3분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고양이가 쫓아와서 구멍으로 들어 갔으면 오랫 동안 꼼짝 않고 있어야 하는데, 금방 다시 나오는 것은 고양이가 따라 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을 교육시키시는 데는 4가지 방법을 사용하셨습니 다: (1) 귀로 듣게 하셨고, (2) 눈으로 직접 보게 하셨고, (3) 입으로 먹어 보게 하셨고, (4) 손으로 만져 보게 하셨습니다. 알아야 하고, 깨달아야 하고, 기억해야 하고, 믿어야 하기에, 주님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교육하셨습니다. 반복 학습입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한 학습법이었습니다. 

     성경쓰기와 읽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력이, 완전하고, 완벽하다면, 성경쓰기가 왜 필요하며, 성경읽기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들어도, 봐도, 외워도, 잊어버리는 존재가 우리이기 때문에,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는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계속되는 성경쓰기와 읽기를 통해, 저와 여러분의 영혼의 기억력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육신의 기억력은 비록 퇴보하더라도, 영혼의 기억력은 날로 나아지고 새로와져서 점점 하나님 나라에 가까이 가는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영혼이 더 살찌워지고 강건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 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신6:6-9)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1:8) 할 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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