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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각


안정각   (김영하 목사) 

     중국 내지선교회의 창설자 허드슨 테일러가 젊었을 때 살았던 곳은 런던의 어느 가난한 마을이었습니다. 그때 허드슨 테일러는 스물 남짓한 청년이었는데, 매일 몇 시간씩, 중국 지도를 펼쳐놓고 기도했습니다. 당시 중국 내륙 열 한 개의 성이 아직 복음을 접해 보지 못했 고, 중국 내륙에서의 복음 전파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그곳에 가서 핍박받으며 복음을 전하려고 하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그 때 테일러는 돈도 없고, 후원해 줄 선교회도 없었습니다. 단지 몇 몇 친구가 매주 한 두 차례 와서, 테일러와 함께 중국 지도를 앞에 펼쳐 놓고, 기도에 동참해 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나약하게 보이는 한 청년으로부터 시작된,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그 선교의 꿈은, 1933년에 중국 내륙에 4,328개의 모교회, 2,325개의 지교회가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1,300여 명의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도록 했습니다. 

     안정각(Angle of Repos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둥글 둥글한 큰 바위덩이가 산비탈에 굴러 내리지 않고 고정되어 있도록 하는 미세하지만 안전한 각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각도가 조금이라도 비뚤어지거나, 각도와 맞물려 있는 작은 돌맹이가 하나라도 빠지면 그 바위덩이는 무너져 내립니다.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길들이 있습니다. 평지로 쭉 뻗은 길, 계곡으로 들어가는 위험한 길, 아주 작은 오솔길, 그리고 비탈길도 있습니다. 그런데 비탈길이나 계곡으로 나 있는 길을 지날 때,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우리를 덮치지 않도록 붙들어 주는 영적인 안정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입니다. 예수님을 비롯한 수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그렇게도 “기도, 기도, 그 리고 기도”를 외쳤던 이유는, 기도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안정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에 앞장섰던 마르틴 루터는 “바쁘기 때문에 더 많이 기도한다”고 했고, 독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였던 본 회퍼는 “아침과 저녁 기도를 거른 날, 그리고 중보기도를 빠트린 날은 가장 무의미하고 가치없는 날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악과 싸우려면 ‘행동하는 기도’와 ‘기도하는 행동’이 모두 필요하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살아 가려면, 기도해야 하고, 기도한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기도가 우리 인생에 중요한 안정각이기 때문입니다.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 지도를 펼쳐 놓고 기도한 것은, 계곡같고 낭떠러지같던, 중국 내지 선교의 위험한 길목 위에, 아래로 덮쳐 내려올 수 있는 수 많은 바위덩이들의 안정각을 하나 님께서 붙들어 주시도록 간구한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현재 어떤 인생의 길을 걷고 있습니까? 평지로 쭉 뻗은 안전한 길을 걷고 있습니까? 계곡으로 난 위험한 길을 걷고 있습니까? 아니면, 오솔길이나 비탈길을 걷고 있습니까? 당신이 걷고 있는 모든 인생길이 항상 안전하다고 확신합니까? 만약, 안전한 길이 아니라면, 언제 어느 순간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 요소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길입니까? 현재 당신이 계획하는 일은 어떤 길과 관련된 일입니까? 무엇보다, 그 모든 일을 위해 얼마나 기도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어떤 인생의 길을 지나든지, 무슨 인생의 목적을 정하고 걷든지, 기도 없이는 낭떠러지 길에서 곡예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기도없이는 한 발자욱도 움직이지 않아야 합 니다. 기도가 우리의 모든 삶을 지탱하는 안정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말씀들을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며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이가 이와 같이 이르시도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2-3).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4:6-7).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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